[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펍에서 만나는 뮤지컬(공간, 앙상블, 라이브)

처음 《콰이어 오브 맨》을 찾아봤을 때, 2026년 9월 18일부터 막을 올리는 이 작품을 어떻게 봐야 할지 조금 궁금했습니다. 보통 뮤지컬을 보러 가면 “누가 주인공이에요?”라고 먼저 묻게 되는데, 《콰이어 오브 맨》은 한 명의 중심인물보다 여러 인물이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렇다면 무엇에 집중해서 봐야 할까?’라는 물음표가 생겼습니다. 어떻게 접근하면 이 작품을 더 잘 즐길 수 있을지, 제가 한번 편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콰이어 오브 맨 포스터

[신시컴퍼니 공식 2026 한국 초연 포스터]


공연기간 :  2026년 9월 18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공연장소 : 서울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진행됩니다.

테켓예매 :  NOL 공식 예매 페이지


펍 공간이 무대인 이유

많은 분들이 "펍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니까 분위기 좋겠다" 정도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펍이라는 공간 선택 자체가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콰이어 오브 맨》의 무대는 런던의 펍 'The Jungle'입니다. 공연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관객은 공연을 구경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이 펍에 들어온 손님이 됩니다. 배우들이 바텐더처럼 맥주를 따르고, 원하는 관객은 무대 위에 올라가 배우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허무는 연출 방식을 이머시브 씨어터(Immersive Theatre)라고 합니다. 이머시브 씨어터란 관객이 수동적으로 앉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공연 공간 안에 직접 들어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형식을 뜻합니다.(출처:한국연극학회.KCI)

왜 하필 펍이냐고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누군가와 가장 솔직해지는 곳도 대개 비슷한 공간입니다. 퇴근 후 들른 가게, 친구와 마주 앉은 테이블. 거창한 무대가 아니어도 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좋은 공연이 꼭 화려한 세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이 작품이 증명하려는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내놓는 이야기가 대본인지 자신의 고백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공간 설정과 덕분입니다. 펍이라는 공간이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여기서는 조금 더 솔직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앙상블이 전부인 작품을 즐기는 법

"주인공 누구예요?"라는 질문이 이 작품에선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콰이어 오브 맨》은 앙상블(Ensemble) 중심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앙상블이란 앙상블은 여러 배우가 함께 노래하고 연기하며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가는 구성을 뜻합니다. 한 명의 스타가 이끌어가는 구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출처: Collins Dictionary)

이 작품에는 총 9명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한국 초연에는 19명의 배우가 캐스팅됐습니다. 펍의 이야기꾼 역할인 '시인(Poet)' 역에는 이충주, 김지철, 임준혁이, 분위기 메이커인 '조커(Joker)' 역에는 정찬영, 강윤석 등이 나섭니다. 저는 캐스팅 공고를 보면서 이충주가 이 역할을 맡는다는 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전에 보여준 음악적 역량을 생각하면, 펍의 이야기꾼이라는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집니다

5차에 걸친 오디션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관문에서는 최종 후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아의 'Chandelier'를 아카펠라로 합창했다고 합니다. 아카펠라(A cappella)란 악기 반주 없이 목소리만으로 화음을 만드는 형식입니다. 최종 후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카펠라로 화음을 맞췄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실제 무대에서 배우들이 만들어낼 앙상블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그러니 이 작품을 볼 때는 "오늘 누가 제일 잘하나"를 채점하듯 보기보다, 공연을 볼 때는 9명의 캐릭터가 각각 어떤 관계를 만들고, 함께할 때 어떤 에너지를 만들어낼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앙상블 중심 작품을 즐기기 위한 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한 명만 따라가지 말고 무대 전체를 넓게 바라본다 — 구석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더 재밌을 때가 있습니다.
  2. 배우들의 반응과 표정을 살핀다 — 노래하지 않는 순간에도 캐릭터는 살아 있습니다.
  3. 객석과의 상호작용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 무대 위로 올라갈 기회가 생기면 용기 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4. 어떤 캐릭터가 자신과 닮았는지 생각하며 본다 —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분명 어딘가 겹치는 지점이 있을 것입니다.

라이브 음악이 만드는 차이

주크박스 뮤지컬(Jukebox Musical)이라는 장르를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란 기존에 발표된 대중 히트곡들을 모아 하나의 서사 안에 배치하는 방식의 뮤지컬을 뜻합니다. 이미 익숙한 노래들이 공연에 사용되기 때문에 관객이 음악에 쉽게 친숙해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콰이어 오브 맨》에는 퀸의 'Somebody to Love', 아델의 'Hello', 건즈 앤 로지스의 'Welcome to the Jungle', 시아의 'Chandelier' 등 총 16곡이 100분 러닝타임 안에 펼쳐집니다. 팝, 록, 포크, 아카펠라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구성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 이렇게 장르 폭이 넓으면 산만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런 음악적 다양성이 펍이라는 공간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해집니다. 펍에서는 한 가지 음악만 흐르기보다 다양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기도 하니까요.

여기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건 라이브 연주입니다. 라이브 퍼포먼스(Live Performance)는 공연 현장에서 배우나 연주자가 관객 앞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공연을 의미합니다. 같은 노래라도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소리는 완전히 다른 온도를 가집니다. 녹음본으로 수백 번 들은 곡이라도 라이브로 듣는 순간 전혀 다르게 들리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2017년 이후 호주, 뉴질랜드, 미국을 거쳐 영국 웨스트엔드까지 섭렵하고 2022년 올리비에 어워즈(Olivier Awards) 최우수 엔터테인먼트 부문 후보에 오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올리비에 어워즈란 영국 연극계의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흔히 영국판 토니 어워즈라고도 불립니다. 품이 해외에서 꾸준히 주목받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출처: 올리비에 어워즈 공식 홈페이지)

연출 닉 두드슨은 한국 배우들에 대해 "전 세계 어디서든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음악감독 알리스테어 히긴스는 오디션을 위해 악기를 새로 배워온 배우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 열정이 무대 위 라이브 연주에 어떻게 담길지, 저도 꽤 기대가 됩니다.


공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처음 이런 형식의 공연을 접하면 "나한테도 뭔가 시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이 작품의 구조를 보면 강요는 없습니다. 무대 위로 올라가거나 배우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디까지나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입니다. 참여하지 않아도 공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좌석 선택에 관해서는 미리 생각해보시면 좋습니다. 펍 형태의 무대이기 때문에 일반 뮤지컬처럼 앞줄이 무조건 좋은 자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배우들과의 거리보다 전체 공간을 넓게 볼 수 있는 위치가 앙상블을 더 잘 느끼게 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연장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로, 공연 기간은 2026년 9월 18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입니다.

공연 정보와 예매는 NOL 공식 예매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초연인 만큼 원하는 캐스팅 회차가 빠르게 마감될 수 있어서, 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일정을 미리 확인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참여형 공연은 사전에 공연의 형식과 특징을 조금 알고 가면 관람할 때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음악을 들으러 간다기보다, 그날 저녁 잠깐 런던 펍에 들른다는 마음으로 가면 훨씬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콰이어 오브 맨은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나요?

A.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주크박스 뮤지컬이기 때문에 퀸, 아델, 건즈 앤 로지스처럼 이미 익숙한 노래들이 주를 이룹니다. 복잡한 서사를 따라가는 작품이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와 음악을 함께 느끼는 형식이라, 뮤지컬 경험이 없어도 부담 없이 입문하기 좋은 작품입니다.

Q. 무대 위로 올라가는 게 강제인가요? 내성적인 사람은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A. 참여는 전적으로 자발적입니다. 무대 위에 올라가거나 배우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원하는 관객에게만 열려 있고, 자리에 앉아서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공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참여하지 않아도 공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Q. 이충주, 김지철, 임준혁 세 명이 같은 역할인데 캐스팅 차이가 크게 나나요?

A. '시인' 역은 세 배우가 각자의 색깔을 갖고 있어 같은 대본이라도 느낌이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충주는 팬텀싱어로 알려진 서정적인 목소리가 강점이고, 김지철과 임준혁도 각각 다른 작품에서 쌓아온 무게가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두 회차 이상 보는 팬들도 생길 것 같습니다.

Q. 콰이어 오브 맨 공연 예매는 어디서 하나요?

A. NOL 씨어터 공식 예매 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 공연은 2026년 9월 18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 서울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진행됩니다. 초연인 만큼 특정 캐스팅 회차는 일찍 마감될 수 있으니 일정 확인을 미리 해두시길 권합니다.


《콰이어 오브 맨》은 "잘하는 배우를 보러 가는 뮤지컬"이 아니라 "그날 저녁 그 공간을 함께 경험하러 가는 공연"에 가깝습니다. 여러 배우가 한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앙상블과 라이브 음악의 조합이 어떤 온도를 만들어낼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을 대학로에서 잠깐 런던 펍으로 이동하고 싶다면, 이 작품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