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라이브] 캔들라이트 이문세 헌정 : 정동,현악,공연

캔들라이트 이문세 헌정 프로그램은 이문세의 대표곡 11곡을 현악 4중주의 선율로 들려주는 공연입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오래 들어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질 것 같습니다. 익숙한 노래가 다른 악기로 연주되면 과연 얼마나 다르게 들릴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도 그 궁금증을 안고 정동1928 아트센터를 찾았습니다.


캔들라이트 무대 사진


정동1928 아트센터, 공간 자체가 이미 공연이었습니다

시청역에서 걸어가는 길부터 사실 공연의 일부였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건물 외관에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정동1928 아트센터는 90년 역사를 지닌 구 구세군 중앙회관 건물을 리뉴얼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오래된 건물을 되살린 공간이라는 점이 이 공연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공연장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촛불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실제 불꽃이 아닌 무화염 LED 촛불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그 사실이 전혀 의식되지 않았습니다. 성당이나 교회 입구처럼 경건한 느낌이 들었고, 저도 모르게 발소리를 줄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착석하고 보니 나무 바닥재 때문인지 다른 관객들의 발걸음 소리가 꽤 크게 울렸습니다. 공간 자체의 울림이 살아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공연 전 분위기를 정돈하는 시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니 왜 이런 공간이 잘 어울리는지도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캔들라이트 공연은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감각적 경험(Multi-sensory Experience)을 활용하는 공연입니다. 다감각적 경험이란 시각과 청각, 공간감처럼 여러 감각을 함께 자극해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말합니다. 캔들라이트가 여러 도시에서 공연 장소로 유명한 랜드마크나 역사적인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이런 특징과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정동1928 아트센터 역시 촛불과 음악, 오래된 건물의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다른 감상 경험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악 4중주로 듣는 이문세, 익숙함이 낯설어지는 순간

이문세의 노래를 현악 4중주(String Quartet)로 듣는 것이 이 공연의 핵심입니다. 현악 4중주란 바이올린 두 대, 비올라 한 대, 첼로 한 대로 구성된 실내악 편성으로, 각각 다른 음역대를 맡아 하나의 소리를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하지는 않지만 작은 공간에서 네 악기의 소리가 얽히는 섬세함은 오히려 더 잘 들립니다.

제가 특히 기대했던 건 〈광화문 연가〉와 〈옛사랑〉이었습니다. 두 곡 다 원곡을 수없이 들어온 터라 '현악기로 들으면 어떤 부분이 먼저 귀에 들어올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거든요. 실제로 들어보니 가사가 사라지면서 화성(Harmony)에 훨씬 집중하게 됩니다. 화성이란 여러 음이 동시에 울리면서 만들어내는 음악적 관계를 말하는데, 보컬이 없으면 이 화성의 흐름이 훨씬 선명하게 들립니다. 〈옛사랑〉의 경우 원곡보다 오히려 더 여운이 길게 남았습니다.

반면 〈붉은 노을〉 같이 경쾌하고 밝은 원곡은 현악기로 연주됐을 때 인상이 꽤 다르게 바뀝니다. 편곡(Arrangement)이란 원곡의 선율은 유지하되 악기 구성과 음역, 리듬감을 새롭게 재설계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같은 멜로디라도 편곡 방식에 따라 곡에서 강조되는 감정이 달라지는데, 이 공연에서 그 차이를 곡마다 비교하며 듣는 것이 제 개인적인 관람 포인트였습니다.

미리 모든 곡을 찾아 듣고 가는 것보다 두세 곡 정도만 알고 가는 편을 권하고 싶습니다. 너무 많이 알고 가면 연주를 들으면서 '원곡이랑 다르다'는 생각이 앞서 발견하는 재미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공연은 예습보다 여백을 두고 들어갈 때 더 잘 맞는 공연이었습니다.

공연 전 알아두면 좋을 관람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시작 후에는 절대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환불도 되지 않으므로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좌석은 A, B, C, D 구역으로 나뉘며 구역 내에서는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받습니다.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조금 일찍 입장하는 편이 좋습니다.

  • 공연 중 촬영은 마지막 곡에서만 허용됩니다. 플래시는 금지되며, 나머지 시간에는 휴대폰을 무음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 티켓은 feverup.com 또는 Fever 앱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며, 현장 구매는 불가합니다. 환불도 불가하므로 일정을 꼼꼼히 확인한 뒤 예매하세요.

  •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시청역에서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권합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가는 시간도 공연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헌정 공연이라는 점, 미리 알고 가면 더 잘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공연을 예매하기 전에 한 가지만 분명히 짚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캔들라이트 이문세 헌정 프로그램은 이문세 본인이 출연하는 공연이 아닙니다. 공식 페이지에도 명시되어 있듯, 이 공연은 이문세 본인이나 공식 대리인, 관련 기관과의 협력이나 승인 없이 진행되는 헌정 공연입니다.

헌정 공연(Tribute Concert)이란 특정 아티스트나 작품에 대한 존경과 기념의 의미를 담아 다른 연주자가 해당 음악을 재해석하는 형식의 공연을 말합니다. 이문세가 직접 라이브 무대에 서는 것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고, 그 차이를 알고 간다면 전혀 다른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후자였기 때문에 충분히 즐겼습니다.

클래식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러닝타임이 약 60분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적습니다. 연주자들이 곡마다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는 경우도 있어서, 음악 지식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구성입니다. Fever 공식 예매 페이지에서 날짜별 잔여석과 구역별 가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D구역 46,500원 / C구역 61,000원 / B구역 79,000원 / A구역 90,500원까지 구성되어 있으며, 날짜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으니 예매 전 반드시 해당 회차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연 장소인 정동1928 아트센터에 대한 정보는 정동1928 아트센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접근 경로와 편의 시설을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공식 안내상 휠체어 출입이 불가한 공간이므로 이 부분은 사전에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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